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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서 자위대 50돌 행사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4-06-19
서울 도심서 자위대 50돌 행사


일본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행사가 서울 도심의 특급호텔에서 열려 시민단체 회원들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정부 관계자와 국회의원, 주한 외교사절 등을 초청해 자위대 창립 50주년 리셉션을 열었다. 국회의원으로는 열린우리당 신중식, 한나라당 안명옥·송영선·나경원·김석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나의원은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행사장에 왔다가 곧바로 돌아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8명을 비롯한 한국정신대문제협의회, 독도수비대 회원 30여명이 호텔로 몰려갔지만 일본대사관의 요청을 받은 경찰에 제지당했다. 위안부 출신 황금주 할머니는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울부짖었지만 한발짝도 들여놓지 못했다.

김동희 정대협 간사는 “외교부에 항의했더니 ‘우리도 외국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한다’며 일본은 하면 안되느냐고 말해 황당했다”며 “행사에 참가한 한국인 명단을 공개해 어디에도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올해는 50주년이라 대사관이 아닌 호텔에서 행사를 가졌다”며 “150여명을 초청했지만 비난여론 때문인지 참석자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정유진기자 sogun77@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4-06-18 22:46:23






서울 한복판서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현장] 일 대사관 50주년 리셥션... 위안부 할머니들 거센 항의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조호진(mindle21) 기자



[기사 대체 : 18일 밤 10시]



▲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의 자위대 창설기념 행사에 항의하기 위해 신라호텔을 방문하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경찰에 봉쇄됐다. 경찰에 둘러싸인 황금주(85) 할머니는 통사정도 해보고 고함도 질렀지만 경찰의 봉쇄는 풀어지지 않았다.

ⓒ2004 오마이뉴스 조호진



▲ 정윤홍 할머니(86)가 경찰에게 항의하러 가도록 봉쇄를 풀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조호진
18일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에 분노한 구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8명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에 항의하기 위해 행사장 방문을 시도했으나 경찰 봉쇄에 막혀 무산됐다.

일본대사관은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주한 외교사절 등 150여명을 초청해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 리셉션'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김석준, 나경원, 송영선, 안명옥 의원 등 국회의원과 전봉근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비롯해 국내 언론사 논설위원, 주한 외국대사, 외교통상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대사관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행사경비를 요청했다. 할머니들은 경찰의 봉쇄에 항의하며 눈물을 흘리고 고함을 치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오후 5시40분께 호텔 정문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여·41) 사무총장 등 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윤 사무총장 일행은 일본어로 "일본 군인에게 받은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 한국에서 자위대 결성 5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 것을 반대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경찰봉쇄에 막힌 위안부 할머니들 "우리가 어떻게 살아온 줄 아느냐"



▲ 경찰봉쇄에 항의하고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

ⓒ 오마이뉴스 조호진

정윤홍(86), 황금주(85) 등 위안부 할머니 8명은 이날 오후 6시20분께 일본군 자위대 창설기념 행사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서울 신라호텔 방문을 시도했다. 그러나 할머니들은 장충동 사거리 신라호텔 진입로에서부터 경찰에 의해 출입이 봉쇄됐다.

정윤홍 할머니는 "왜 막느냐, 나 갈꺼야", "우리가 어떻게 살아온 줄 아느냐"고 항의하며 길을 터줄 것을 호소했다. 이를 막던 한 경찰은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지만 할머니들의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흥분을 못 이긴 할머니들은 쓰러질 듯 위태로운 상황을 보였으며 시민단체 회원들이 부축했다.

황 할머니는 "자위대 제국주의 침략의 망령", "기념식은 사과와 반성의 자리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경찰의 1차 저지선을 뚫었으나 또다시 여경들에 둘러싸였다. 여경들은 할머니가 구 일본군에 겪은 한을 터트리며 항의하자 숙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봉쇄는 풀지 않았다.

황 할머니는 "누가 막으라고 했느냐, 노무현 대통령이 막으라고 했느냐"며 "국민학교 4학년 때 일본군에 끌려가 헌 신발 한 짝 못 챙기고 돌아와 죽지 못해 살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항의시위에 나선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최낙훈(65) 운영위원장은 "1946년 일본군에 끌려간 아버님의 유해를 아직도 찾지 못했고, 한국 정부도 일본 정부도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서울 한복판에서 자위대 창설기념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 일본군에 부모를 잃은 자손으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아직도 일본의 점령군으로 아는가"



▲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서울 신라호텔 앞에서 일본 자위대 창설기념 항의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조호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와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이하 전쟁피해자협) 등 시민단체 회원 30여 명은 "대한민국이 점령지냐 기념행사 중단하라", "군국주의 획책하는 일본정부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일본 자위대 창설기념 행사를 반대했다.

이들도 행사장 항의방문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막혀 진입로 피켓집회에 그쳐야했다. 이들은 "한국서 열리는 자위대 기념행사, 일본은 군사대국화 정당화하지 말라(민족문제연구소)"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정대협은 자위대 창설 50주년 행사 논평에서 "주한 일본대사관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를 대규모로 개최한다는 놀랄만한 소식을 접했다"며 "일본 전쟁범죄의 최대 피해국인 한반도에서 자위대창설 50주년 기념식을 공개적으로 열려고 하는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대협은 "일본정부는 군국주의 부활기도를 즉각 중단하고 과거사에 대한 완전하고 올바른 청산을 실시하라"며 "일본대사관의 행태를 수수방관만 하고있는 외교통상부에 대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교통상부는 군국주의 부활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전쟁피해자협은 '대한민국을 아직도 일본의 점령군으로 아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최근 일본은 자국의 납치피해자 문제를 이용하여 반한·반조선 감정을 획책하고 있다"며 "평화헌법 개정을 통해 자위대를 군대화하여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유발시키고 호시탐탐 군사대국화의 길에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자위대가 점령군도 아니면서 자국의 대사관이 아닌 공공의 장소에서 기념행사를 자행하고 있음에도 한국 외교당국이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음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를 서울의 한복판에서 벌이는 것이 자위대 임무와 역할에도 걸맞지 않는다"며 일본정부를 향해 과거사 사죄와 피해 보상 등을 촉구했다.

2004/06/18 오후 7:55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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