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소식

2013년 4월3일 박숙이할머니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17-05-08

남해에 거주하시는 박 숙이 할머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집근처에 도착하여 전화를 드리니 대문 밖까지 나와서 반갑게 맞아 주시는 할머님은 91세라는 연세가 무색할 정도로 건강해 보였습니다.

할머님께서는 16세의 어린 나이에 사촌 언니와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함께 위안부로 끌려갔으나 언니는 만주에서 죽고 혼자 돌아와 결혼도 하지 않으시고 혼자 사셨다고 합니다.

그 시대에 여자 혼자 살아가기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을텐데도 할머님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아원 등에서 세 명의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기 위해서 힘든 삼베길쌈을 하셨는데, 남들보다도 베를 빠르게 잘 짜셨다고 하시며 옛 기억에 눈시울을 적시십니다.

할머님께서는 이제는 쓸모가 없게 되었다며 장롱 깊숙이에서 손때가 반지르르 윤이 나는 삼베 도패와 바늘을 저희에게 주고 싶으시다면서 꺼내 주셨습니다.

할머님께서는 여러 가구가 한집에 모여사시는 집에서 월세로 살고 계셨는데, 여러 가구가 함께 사용하는 화장실은 물을 받아 부어야하는 불편함이 있는 재래식 화장실로 연세가 많으신 할머님께서 생활 하시기에는 불편함이 있어 보였습니다.

할머님께서 살아오신 이야기보따리를 풀다보니 배가 출출하여 할머님을 모시고 나가서 점심식사를 사 드리니 다음에는 식당 밥 먹지 말고 할머님께서 직접 지어주는 따뜻한 밥 먹으라고 하시던 할머님!

할머님을 뵈러 가는 길에 예쁘게 피어 있던 벚꽃만큼이나 미소가 밝고 아름다우시던 할머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할머님 방에 모셔놓은 칠성님 전에 기도 드립니다.

늘 건강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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