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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취임식 초청받은 '정신대 진실규명 운동' 김도현씨
작성자
나눔의 집
작성일
2003-02-24
대통령취임식 초청받은 '정신대 진실규명 운동' 김도현씨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미국사회에 알리는 데 힘써 온 교포 청년이 정부 초청으로 25일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시에서 금융컨설턴트로 일하는 김도현(金道鉉·24·사진)씨는 플로리다주 총영사관의 주선으로 현지 교민연합회가 취임식 참석자로 추천한 4명 중 1명으로 뽑혔다.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21일 입국한 그는 군위안부 문제를 여론화하기 위해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지난해 5월에는 탬파시에서 위안부 할머니 증언집회인 ‘숨겨진 진실: 2002년과 정신대 문제’를 열어 인권침해의 실상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그 후 탬파시는 행사가 열린 5월17일을 ‘일본군 위안부의 날’로 공표했고 현지 방송이나 신문들이 특집물을 방영하거나 기획시리즈를 통해 이 문제를 다루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민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그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 재학 중이던 99년 2월경. 재미교포 작가 테레사 박이 쓴 위안부 관련 소설 ‘황제의 선물(A Gift of the Emperor)’을 읽은 뒤 위안부 출신인 김윤심 할머니를 학교로 초청해 생생한 증언을 들었던 것이 계기였다.


당시 안타까운 사연에 눈시울을 붉혔던 김씨는 이후 관련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2000년 12월에는 잘못된 과거사를 바로잡기 위해 인권단체 APAAF를 설립했으며 이듬해부터 위안부 증언집회도 추진했다.


김씨는 탬파시나 플로리다 주정부 인사들을 만나 관련 법 제정 활동도 벌이고 있다. 일본이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실시할 것을 요구하는 위안부 관련법안이 제정된 캘리포니아주를 모델로 삼고있는 것.


김씨는 “위안부 문제는 한일간 과거사 차원을 넘어 보편적인 인권문제로 다뤄야 한다”며 “세계인에게 널리 알리고 진상을 규명해야만 불행한 역사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입국 다음날인 22일 경기 광주시 소재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을 찾았다. 26일에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정대협의 정기 수요시위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할머니들이 자꾸 돌아가시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를 만나면 ‘위안부 문제를 빨리 해결해 달라’고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